[의학신문·일간보사=김정일 기자]글로벌 시장 보다 성장률이 낮은 국내 바이오산업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계팀 김은희 팀장은 4일 한국바이오협회 개최한 한국 바이오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바이오산업 현황 및 분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팀장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바이오산업 총 수급규모는 전년 대비 9.9% 증가한 26조 6133억원이었다. 생산규모는 22조 9216억원, 수입규모는 3조 6917억원이었다. 내수규모는 12조 9024억원, 수출규모는 13조 7109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국내 생산과 내수는 각각 1.9%, 4.8% 감소했다. 수급 규모의 비중이 가장 높은 바이오의약산업의 경우 생산은 22.7% 증가한 반면 내수는 2.0% 감소했다. 바이오의료기기산업은 생산과 내수 모두 각각 39.7%, 28.7%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바이오산업부문 총 투자비는 5조 4821억원으로 전년비 46.1% 증가했다. 이중 연구개발비는 2024년 2조 7024억원으로 전년비 3.2% 증가했고, 시설투자비는 대기업의 증축 신설로 인해 전년비 145.3% 증가한 2조 77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투자는 연평균 18.4% 증가했고, 이중 R&D는 연평균 6.8% 증가, 시설투자는 연평균 40.8% 증가했다.

바이오산업 분야별 투자규모에서는 바이오서비스산업이 2024년 전체 투자규모 2조 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6% 증가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8.1%를 기록했다.

이어 바이오의약산업이 2024년 전체 투자액 2조 1745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비 8.7% 증가, 5년간 연평균 4.7% 증가한 것이다.

바이오의료기기산업은 2024년 전체 투자액 2866억원으로 전년비 13.7% 감소했고, 5년간 연평균 2.1% 성장했다.

김은희 팀장은 "글로벌 바이오분야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는 이보다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제도가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컨트롤타워 아래 체계적 R&D 지원 필요

한국바이오협회 오기환 센터장은 '2025년 바이오산업 평가 및 2026년 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는 관세 폭탄, 생물보안법, 비만치료제 열풍, 미·중 패권 다툼 등이 주요 이슈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기환 센터장은 "내년에는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시행되고, 약가인하가 시행될 것"이라며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나올 것이고, 내년 중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로 제네릭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신약개발이나 품질관리, CDMO 기업의 공정상 AI 접목이 내년에는 본격화될 것이다. AI 접목이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어서 업계에서는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의료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나 활용 규제가 계속되고 있어서 이런 규제를 풀고자 하는 움직임이 올해 아마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업계에서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또한 2024년 KDDF 지원과제를 보면 전임상이 65%였고, 임상은 20% 정도에 불과했다. 임상 과제가 많이 늘어야 된다는 업계의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오 센터장은 "글로벌 바이오경제에서 우리가 많이 뒤떨어져 있다. 글로벌 시장은 10~14% 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4~5% 성장에 그친다" "다른 나라가 더 열심히 하고 있고, 우리는 시장도 작다"고 언급했다.

오기환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은 14% 성장하고, 국내 산업은 4%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 R&D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지금 여러 부처가 관여돼 있는데 강력한 컨트롤타워 아래에서 이런 부분들이 체계적으로 지원이 돼야 우리가 선두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