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한미약품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GLP-1 계열 신약으로는 최초이며, 2026년 품목 허가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GIFT 프로그램은 혁신적인 의료 제품의 개발을 촉진하고 신속한 시장 출시를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가 운영하는 제도로, 기존 치료법이 없거나 의학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혁신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GIFT 지정 시 전담 심사팀 배정, 맞춤형 심사, 우선 심사 등의 혜택을 통해 일반 심사 기간 대비 약 25% 단축된 일정으로 허가 절차가 진행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혁신형 제약기업이 개발한 신약'이라는 조건에 부합하여 신속 심사 대상에 선정되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발표한 3상 임상시험 결과,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최대 30%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인 수치로, 특히 BMI 30kg/㎡ 미만 여성 환자군에서는 평균 12.20%의 체중 감소가 관찰되었다. 또한, 기존 GLP-1 제제 대비 낮거나 경미한 위장관 이상사례 발현 비율을 보여 양호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차 평가 변수에서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BMI, 허리둘레, 혈당, 지질 지표, 혈압 등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며 전반적인 대사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24주 연장 연구를 통해 64주간 장기 투여 시 체중 감소 효과의 지속성을 평가 중이다.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김나영 전무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부작용이 적고 대사 질환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비만 환자뿐 아니라 당뇨병 및 대사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GIFT 지정으로 조기 허가 가능성이 높아져 '국민 비만약'으로서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며, "연내 허가 신청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내년 하반기에는 신약을 선보일 수 있도록 전 과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