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승재 의학전문기자]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웨일즈의 이례적인 공중 보건 정책이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대상포진은 통증성 발진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수두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평생 잠복하다 면역 체계가 약해졌을 때 재활성화되어 통증성 발진을 일으킨다.

치매는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가 일정 수준을 넘어 독립적인 일상 생활이 불가한 상태로 전 세계적으로 5500만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약 1000만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며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웨일즈의 이례적인 공중 보건 정책이었던 대상포진 백신 접종에 주목했다.

2013년 9월 1일에 시작된 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은 해당 날짜에 79세인 사람은 누구나 1년 동안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시행됐다. 예를 들어, 2013년 9월 1일 기준 80세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백신 접종 자격을 얻지 못했다.

제한된 백신 공급 때문에 고안된 이 규칙은 79세와 80세 사이의 미세한 연령 차이가 백신 접종 대상의 차이를 만들어냈고 연구진은 이 지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프로그램 시작 당시 치매가 없었던 71세에서 88세 사이의 노인 28만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저자는 백신 접종 대상 자격을 얻는 기준선의 앞뒤 1주로 태어난 사람들 중 무작위로 1000명씩을 뽑아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차이가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7년 간의 추적 관찰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맞은 그룹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2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당뇨병, 심장병, 암과 같은 다른 흔한 질환에서는 이러한 경향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웨일즈의 독특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 정책이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