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보로노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EGFR 폐암 표적치료제 VRN11이 최근 발표된 임상 데이터에서 우수한 표적 선택성과 중추신경계(CNS) 투과율,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며 글로벌 폐암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ESMO Asia Congress 2025에서 VRN11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회는 VRN11의 임상적 잠재력을 국내외 종양학 전문가들과 처음으로 공유하는 자리였으며, 임상 연구자들로부터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학회 둘째 날인 6일 진행된 구두 발표 세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안 교수는 폐암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임상 연구자로, 타그리소(Osimertinib)를 포함한 다수의 EGFR 표적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안 교수는 발표를 통해 VRN11 320mg 투여 시, 기존 3세대 EGFR 폐암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 대비 4배 높은 타겟 인게이지먼트(Target Engagement)를 보인다고 밝혔다. 보로노이는 향후 치료 경험이 없는(Treatment-nave)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VRN11의 뛰어난 CNS 투과율에 주목하고 있다. 발표된 임상 1상 데이터에 따르면, VRN11 160mg 이상 용량 투여군에서는 중추신경계 전이가 진행된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기존 EGFR 표적치료제에서 뇌전이가 흔하게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타그리소의 글로벌 승인 과정에서 주요 임상 연구자로 참여했던 국립대만대학교 종양학의 James Chih-Hsin Yang 교수는 "VRN11은 비임상 원숭이 모델에서 뇌 내 약물 농도가 혈중 농도 대비 1.7배에서 2.6배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임상 1상에서도 혈중 농도 대비 약 2배 수준의 CNS 투과율이 확인되었다"고 언급했다.

Yang 교수는 이어 "세포, 동물, 임상 전 단계에 걸쳐 일관된 데이터가 확보되었다는 점은 VRN11의 향후 임상 개발 전략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고 평가했다.

보로노이는 이러한 임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추신경계 전이를 동반한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TKI-nave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