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펩타이드 전문 바이오 기업 케어젠은 이라크의 의료 및 에스테틱 전문 유통 기업인 Filagen Pharmaceutical Trading LLC(이하 Filagen)와 총 1,375만 달러, 약 200억 원 규모의 경구형 GLP-1R/IGF-1R 이중작용 펩타이드 코글루타이드(Korglutide)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른 초도 물량은 2026년 6월부터 이라크 내 제품 등록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출고될 예정이다.

최근 발표된 임상 및 역학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는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 및 청소년층에서도 비만이 급증하며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연령대에 걸쳐 높은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이 보고되면서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등 주요 만성 대사질환의 위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내에서 기존 주사제 기반 GLP-1 치료제의 접근성은 크게 제한적인 상황이다. 공급 불안정, 높은 비용, 콜드체인 유지의 어려움, 지역 간 의료 접근성의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복용 순응도가 높은 경구형 펩타이드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글루타이드는 체중 조절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지방 감소와 근육량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어, 체형 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이라크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Filagen은 UAE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의료 및 에스테틱 제품을 유통해 온 기업으로, 이라크에서는 현지 대표 의료·헬스케어 그룹인 SABA Holding Group과의 독점적 파트너십을 통해 SABA가 보유한 전국 규모의 의료 네트워크와 임상 인프라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에 더해 전문의 및 클리닉 채널 접근성, 교육 중심의 제품 도입 체계, 프리미엄 헬스케어 브랜드 유통 경험이 결합된 Filagen의 판매 인프라는 코글루타이드가 현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데 구조적인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케어젠은 이번 계약을 통해 이라크 전역의 의료, 웰니스, 에스테틱 시장에 코글루타이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종교 및 문화적 요인으로 음주율이 낮고, 칼로리 음료나 주류 섭취가 체중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체중 관리 프로그램 도입 시 외부 교란 요인이 적어 복약 기반 솔루션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환경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코글루타이드 복용 시 실제 체중 감소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글루타이드의 이라크 내 첫 출고는 2026년 6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현재 양측은 제품 등록을 포함한 초기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편, 코글루타이드는 중동 지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의사 처방 기반의 메디컬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레바논은 코글루타이드를 가장 먼저 복용하기 시작한 국가로, 베이루트 지역 내분비내과 의료진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며 초기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닥터스 마켓' 기반의 자연스러운 확산은 주변 중동 국가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으며, UAE, 이란, 이라크 등 인근 국가에서 나타나는 수요 확대 흐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케어젠은 중동 전역에서 형성되고 있는 이러한 조기 확산세가 2026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코글루타이드의 지역 내 전략적 위상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