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방송인 박나래 씨가 이른바 ‘주사 이모’에게서 불법 의료 처치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인물이 밝힌 학력과 의료 자격의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로 구성된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7일 성명을 내고 “A씨는 자신이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포강의과대학’이라는 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의모에 따르면 중국 내 의과대학은 집계 방식에 따라 162~171개로, 내몽고 지역에는 ▲내몽고의과대학 ▲내몽고민족대학 의과대학 ▲내몽고적봉의대(치펑의대) ▲내몽고포두의대(바오터우의대) 등 네 곳뿐이다.

세계의학교육협회(WFME)가 운영하는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에서도 내몽고 지역 의대는 동일한 네 곳만 확인됐다.

공의모는 “A씨가 교수로 일했다는 포강의과대학은 중국 정부나 국제 의학교육 인증기관 어디에도 등록돼 있지 않다”며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유령 의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A씨의 국내 의료 활동 여부도 문제 삼았다.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는 한국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지 않아 A씨가 중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해도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면 명백한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의료법 제27조는 ‘허가받지 않은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7조에 따르면 외국 면허를 가진 의사라도 일정 조건 하에 제한적으로 의료행위가 허용되고, 일반적으로 보건의료 재난 위기 등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한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허가를 받더라도 해당 의사는 대형 병원에 배치되고 책임 전문의 감독 하에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의료법 제33조 1항은 의료인이 원칙적으로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A씨가 병원 밖에서 한 진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외는 ▲응급환자 진료 ▲환자 또는 보호자 요청 ▲국가·지자체장의 공익상 필요 인정 ▲가정간호의 경우에 한정된다.

앞서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박나래씨가 의료기관이 아닌 자택이나 차량에서 항우울제 처방과 링거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박씨의 소속사 앤파크는 “의사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 전부”라며 “병원에서 인연을 맺었고, 스케줄이 힘들 때 왕진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A씨는 SNS에 의사 가운 차림의 사진을 올리고 “12~13년 전 내몽고를 오가며 공부했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최연소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박씨는 최근 전 매니저들로부터 폭언·특수상해·대리 처방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씨 측은 “퇴직금 지급 후 전년도 매출 10%를 요구받아 이를 거절하자 새로운 주장이 계속 추가됐다”며 전 매니저들을 공갈 혐의로 맞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