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절제 가능한 피부 편평세포암(cutaneous squamous cell carcinoma, CSCC) 치료에서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오랜 통념을 흔드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기존 표준치료인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 없이도, 수술 전 단 4주 동안 두 차례만 시행한 ‘초단기 면역치료’로 종양이 크게 줄고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간 임상적 완전관해가 유지된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면역치료가 수술 부담을 줄이거나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근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네덜란드암연구소(NKI-AVL)와 위트레흐트대학병원(UMCU)이 공동으로 수행한 다기관 2상 임상시험(MATISSE trial)의 연구 성과다.

연구는 수술이 가능한 피부 편평세포암 환자 40명을 무작위로 배정해, 4주 내 면역관문억제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그룹(20명)은 항 PD-1 면역치료제 ‘니볼루맙(nivolumab)’을 두 차례 투여받았고, 다른 그룹(20명)은 니볼루맙 2회에 더해 항 CTLA-4 제제 ‘이필리무맙(ipilimumab)’을 1회 투여했다.

그 결과, 니볼루맙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 20명 가운데 45%(9명)는 암세포가 90%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2명)의 환자는 암세포가 10~50% 수준으로 감소했다. 단독요법만으로도 그룹의 반 이상(55%)에서 종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뚜렷한 개선이 나타난 셈이다.

병합요법군에서는 더욱 뚜렷한 효과가 관찰됐다. 니볼루맙에 이필리무맙을 더해 투여한 환자 중 50%(10명)는 암세포가 거의 사라지는 수준까지 줄었고, 30%(6명)는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병합요법군 가운데 80%(16명)가 면역치료 두 번만으로도 큰 폭의 종양 감소를 경험한 것이다.

특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면역 치료 뒤 수술·방사선 치료를 원치 않은 환자 10명의 경과다. 이들 환자 가운데 9명(니볼루맙 단독 5명+병합요법 4명)은 시간이 지나며 임상적 완전관해(clinical complete remission, CCR)에 도달했고, 34개월 중앙 추적에서도 재발이나 암 관련 사망 없이 유지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무비교(noncomparative) 2상 시험으로 두 치료군의 우열을 가리기엔 한계가 있다”며 “모든 환자에서 같은 효과와 장기 안전성을 확인하려면, 초기 반응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더 큰 규모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더 큰 규모의 3상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치료 반응을 예측할 바이오마커 탐색과 면역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Neoadjuvant ipilimumab and nivolumab in resectable cutaneous squamous cell carcinoma: a randomized phase 2 trial)는 국제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도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