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오는 2040년이 되면 국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유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김민석 교수팀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유병률과 발병률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40년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유병률은 2022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하고, 발병률은 1.8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병률과 발병률의 차이

유병률은 특정 시점·기간에 질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을, 발병률은 일정 기간 내 새롭게 발생한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유병률은 기존 및 신규를 포함한 현재 환자수를 기준으로, 발병률은 신규 환자수만을 기준으로 하는 비율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손상돼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질환이다. 황반이 손상되는 원인이 연령 증가에 따른 황반 퇴행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연령관련’이라했고, ‘습성’은 망막 내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나 피가 새어나오면서 습해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이 같은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심각한 시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 사회에서 이 질병은 미래의 중요한 보건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고령화 속도에 따른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 증가 추세를 예측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유병률과 발병률 증가 추이를 분석하고, 연령 표준화를 통해 인구의 나이 구성에 따른 영향을 제거하고 질병의 실제 증가 수준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유병률과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3년 유병률은 인구 1만 명당 10.7명에서 2022년에는 22.5명으로 11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발병률도 2.8명에서 4.7명으로 68% 증가했다.

연구팀은 시계열 분석을 통해 2040년의 상황도 예측했다. 그 결과, 2040년 유병률은 인구 1만 명당 46.2명, 발병률은 8.4명이었으며, 누적 환자 수는 약 37만 4000명으로 2022년 현 수준의 12만 7000명 보다 약 3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계열 분석이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의 추세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미래의 값을 예측하는 통계방법이다.

주목할 점은 연령이 높은 고령층 일수록 유병률과 발병률의 증가폭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80세 이상부터는 유병률이 매년 약 10%씩 증가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는 계속해서 많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김민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뢰도 높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장기 추세 분석으로 환자 수 예측을 통해 국가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명확히 제시했다”며, “이를 근거로 치료 접근성 확대, 보험제도 개선, 고령층 관리 강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세준 교수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고령층과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고 실명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기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 수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대한 논문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