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쿠팡에서 약 3천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배상 책임 보험을 법정 최소 한도로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게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법적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쿠팡은 메리츠화재와 체결한 보험에서 보장 한도를 10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이번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배상금액을 고려할 때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 규모를 감안하면 10억 원 한도로는 사실상 실질적 배상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피해자 1인당 배상액이 유출 규모와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현저히 부족할 수 있어, 배상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창업주 김범석 의장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김 의장은 2015년 로켓배송 1주년 기자간담회 이후 국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이번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문 발표도 없었다.

그는 2021년부터 한국 법인의 이사회 의장 및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미국 공시 자료에는 여전히 한국 사업의 최고 운영 의사결정자로 명시되어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국회 현안 질의에서 미국 이사회에 모든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최종 경영 책임자인 김 의장이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범석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정무위원회에서는 김 의장 고발 검토까지 진행하는 등 정치권의 압박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