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회원 탈퇴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에 회원이 보다 간편하게 탈퇴할 수 있도록 절차 개선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쿠팡의 탈퇴 과정은 개인정보 확인, 비밀번호 입력, 탈퇴 버튼 클릭 후 비밀번호 재입력 등 여러 단계를 포함한다.

이 같은 절차가 이용자의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 패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다크 패턴은 기업이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교묘하게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거나 탈퇴를 복잡하게 만드는 전략을 뜻한다.

공정위는 쿠팡의 탈퇴 절차가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권익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법적 판단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선 쿠팡이 자진해서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쿠팡의 약관 내용도 함께 조사 중이다. 지난해 쿠팡은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불법 접속 또는 서버 불법 이용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약관 38조 7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책임 회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킹으로 인한 피해에도 회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쿠팡은 약관 38조 8항에서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당 조항들이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 이용자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5일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약 1,617만 명으로, 사태 직전인 12월 1일 대비 약 181만 명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소비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 탈퇴 절차 및 약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 시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