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궤양성 대장염은관해와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으로, 증상이 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눈, 피부, 신장 등 전신의 다른 여러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염증이 오래 지속될수록 장 내에 구조적인 손상이 누적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궤양성 대장염치료에서는 내시경적으로 모든 염증이 완전히 호전된 '점막 치유'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중등증 이상 궤양성 대장염환자의 경우 조기 단계에서 염증 유발 인자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상급 치료(Advanced Therapy)를빠르게 시작할수록 내시경적 관해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이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궤양성 대장염은 오랫동안 서구권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약 3만 명이었던 국내 궤양성 대장염환자 수는 2023년 약 6만 명 수준으로 10년 새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여 국내 궤양성 대장염치료 전략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소화기학회(이하 AGA, American Gastroenterological Association) 역시 2024년 궤양성 대장염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중등도 및 중증 궤양성 대장염환자를 대상으로 '점진적 상향'방식의 치료보다 조기에 단독으로 상급 치료를 시행하거나 면역조절제를 병용하는 전략을 권장했다.

한국BMS제약제포시아(성분명 오자니모드)는 AGA가 중등도,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 중에서도 고효능(Higher-efficacy)의 약제로 권고한 약제 중 하나이다.가장 최근에 개정된 미국소화기내과학회(이하 ACG,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가이드라인에서도 제포시아를 중등도 또는 중증 궤양성 대장염환자의 1차 치료제 중 하나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제포시아는 궤양성 대장염치료 영역에서 최초로 등장한 스핑고신1-인산염(이하 S1P) 수용체 조절제로, S1P 수용체와 결합해 장으로의 림프구 이동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신약이다. 특히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되는 경구제이기 때문에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궤양성 대장염환자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치료 옵션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포시아와 같은 상급 치료 옵션을 가능한 이른 단계에서 적용할수록 내시경적 관해와 점막 치유 상태달성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의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도 영국의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도 2주 내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충분한 반응이 없을 때 상급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면서, 제포시아를 포함한 상급 치료 옵션을 조기에 전환하는 것이 전 세계 궤양성 대장염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 흐름에 맞춰 일본에서는 제포시아를중등도 이상 궤양성 대장염환자에게 제포시아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한국의 상황과 명확히 구분된다.

최근 아시아 염증성장질환 연례학술대회 2025에서 발표된 True North와 Japan-True North 연구 통합 분석 결과, 5-ASA 치료만 경험한 중등도, 중증 궤양성 대장염환자에서 제포시아가 치료 초기부터 위약군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이는 제포시아가 면역억제제 사용 전 초기 단계에서도 위약 대비 높은 효과를 발현하며 치료 반응을 일관되게 유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궤양성 대장염환자의 질병 상태에 맞는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약제를 선택해 사용하는'목표 지향 치료' 전략을임상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허가사항과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맞춰 치료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동일한 수준으로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제약이 존재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포시아를 보편적인 치료제나 생물학적 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되거나 내약성이 없는 중증도 이상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만 사용 가능해일본처럼 조기 단계에서 제포시아 치료를 바로 시작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치료제로서 높은 임상적 유용성과 빠른 효과 발현, 경구 복용 편의성 등의 근거를 쌓아가며 처방 신뢰를 얻고 있다.

앞으로 궤양성 대장염치료 패러다임이 점차 단순 '증상 완화'에서 '점막 치유와 장기 예후 개선'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제포시아가 궤양성 대장염1차 치료에서 더 큰 임상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옵션으로 존재감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