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현대ADM바이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삼중음성유방암(TNBC) 및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페니트리움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 투여의 안전성 및 최대 내약 용량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항암 치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가짜 내성'(pseudo-resistance)이라는 새로운 병리 기전을 인체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본격적인 임상 시험이다. '가짜 내성'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 저하를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나 약물 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항암제 반복 투여 시 암 조직 주변의 세포외기질(ECM)이 두꺼워지고 경직되면서 항암제의 암 조직 내부 침투를 어렵게 만드는 병리 기전에 주목한다.
페니트리움은 경직된 ECM을 연화시켜 암 미세환경의 구조적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기존 항암제가 암 조직 내부로 효과적으로 침투하도록 돕는 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형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대ADM바이오와 모회사인 현대바이오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등을 통해 각종 비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암종에 관계없이 ECM이 암 조직에 대한 방어막을 형성하고 페니트리움이 이를 극복하는 기전을 밝혀왔다. 이번 임상 승인은 이러한 가짜 내성 극복 기전을 인체 내에서 확인하는 첫걸음이다.
이번 임상 1상 시험은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진행된다. 페니트리움이 가짜 내성을 극복할 경우, 면역항암제가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치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ADM바이오 조원동 회장은 "페니트리움은 암의 유전 변이에 의한 진짜 내성 극복은 다른 항암제에 맡기고, 가짜 내성 극복에 주력하는 신개념 항암물질"이라며, "이번 유방암 및 폐암 임상에서는 면역항암제와 병용하지만, 전립선암 임상에서는 호르몬 치료제와 병용하는 등 임상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ADM바이오는 이번 임상을 시작으로 가짜 내성 기반 항암 플랫폼의 임상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다양한 고형암으로의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항암 치료가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임상은 치료 환경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항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동 회장은 "페니트리움 병용 요법 임상은 비임상에서 증명된 가짜 내성 극복 기전이 인체에서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가짜 내성을 진짜 내성으로 오인해 온 80년 항암 치료의 오류를 실증하고 새로운 항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