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삼성제약이 젬백스앤카일(젬백스)으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아시아 지역 판권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젬백스가 추진하던 2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가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 실패로 무산된 직후 체결돼, 제약업계에서는 계열사 간 자금 보완용 거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GV1001은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해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에 따라 젬백스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그러나 12월 5일 삼성제약은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진행성핵상마비(PSP) 적응증에 대한 GV1001의 독점 실시권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 조건에 따르면 젬백스는 선급금 115억 원과 품목허가 조건부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2085억 원, 그리고 매출 기반 로열티를 받는다.
두 회사는 서로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로, 젬백스가 삼성제약 지분 10.46%, 삼성제약이 젬백스 지분 5.5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상 실패로 가치가 하락한 약물을 계열사 간에 재거래해 단기 자금 확보 목적이 짙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삼성제약 관계자는 “국내에서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에서는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PSP 국내 2상 임상시험에서는 우수한 내약성과 함께 질환 진행 지연 경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GV1001은 치료제가 전무한 PSP 질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준 약물”이라며 “이번 실시권 확보가 아시아 진출과 글로벌 제약사 도약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임상 계획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개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지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부 거래 논란에 대해 삼성제약 측은 “이번 기술 이전 계약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확보 차원이며, 적응증 확대와 빠른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최종 라이선스 계약은 PSP 연장 연구 결과를 확인한 후 결정됐으며, 젬백스의 유상증자 철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삼성제약은 이번 계약으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세 국가 판권을 확보하며 고부가가치 신약개발 분야에서 성장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