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노조 조끼를 착용한 고객이 식사를 위해 푸드코트를 이용하려다 백화점 측의 제지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졌으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 속 인물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장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사무장은 쿠팡 물류센터지회 연대 집회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롯데백화점 잠실점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려던 중이었다.

영상 촬영자인 김연주(가명, 닉네임 '스테끼')씨에 따르면, 백화점 보안요원은 먼저 '해고는 살인이다 온전한 고용승계 이수기업 해고자'라는 문구가 적힌 몸자보를 벗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응한 후에도 식당 안까지 따라와 노조 조끼 탈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이 사무장이 "우리가 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이런 취급을 받아야 되겠나"라고 항의하자, 백화점 안전요원은 "공공장소에서 어느 정도 에티켓은 지켜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 사무장은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청와대 앞이고 어디고 다 이러고 다닌다"며 반박했고, 안전요원이 "여기는 사유지"라고 하자 "결국 백화점이 정한 기준이라는 건데, 그 기준이 노동자를 혐오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조치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조끼 착용만으로 푸드코트 이용을 제한한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으며, 정치적 구호나 소란 행위 없이 단순 착용만으로 퇴장을 요구한 것은 노동자 혐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대형 백화점 특성상 정치·사회적 갈등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제어하려는 내부 지침이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퇴장 요구보다는 조끼 탈의를 요청하는 방식이 적절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간 사업자는 일정 범위에서 복장 규정을 둘 수 있지만,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제한은 인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조 조끼는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과 직결된 상징적 표현으로 볼 수 있어, 이를 이유로 백화점 내 식당 이용을 막았다면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몸자보를 입고 들어온 고객들께 탈의를 요청했을 뿐 식사 도중 퇴장 요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출입 제한 규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해당 직원이 과하게 현장 조치를 취한 것으로 사측에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라며 "관련 매뉴얼은 재정비해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