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주방가전업체 쿠첸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경쟁사에 넘긴 혐의로 법원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은 지난 10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쿠첸 법인에 벌금 10억원, 직원 2명에게 각각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급사업자 측의 기술이 아니며 쿠첸의 기술지도 자료에 불과하다"라는 쿠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들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수급사업자 의사에 반하는 거래종료를 강행하면서 조직적·계획적으로 기술자료를 유용하고 제3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앞서 쿠첸과 일부 직원들은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A업체로부터 납품 승인 과정에서 받은 부품(PWB 조립체) 관련 기술자료를 경쟁업체 3곳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쿠첸이 A업체의 단가 인상 요구에 반발해 경쟁업체를 통해 납품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기술을 유용했다고 보고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3년 4월 쿠첸의 해당 행위를 적발하고, 기술자료 유용 및 정당한 사유 없는 거래 종료를 이유로 9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법원은 쿠첸이 별도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점, 동종범죄 형사처벌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