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이중항체 전문 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간) 유럽종양학회 면역종양학 학술대회(ESMO IO) 2025에서 ABL503(라지스토믹)의 포스터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ABL503은 에이비엘바이오와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 중인 PD-L1 및 4-1BB 이중항체다. 이 항체는 PD-L1이 발현된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4-1BB를 통한 면역 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도록 설계되었다. PD-1/PD-L1 차단은 암세포 억제에 기여하며, 4-1BB는 면역 세포인 T세포의 증식과 면역 기억 능력 향상에 관여하는 표적이다.

이번 임상 연구는 이전에 면역항암제(IO) 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 또는 불응성 고형암 환자 중 PD-L1이 발현된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중 17명이 효능 평가 대상자로 포함되었으며, 이들은 표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환자군으로 확인되었다.

발표된 포스터에 따르면, ABL503의 투여 간격을 기존 2주(Q2W)에서 6주(Q6W)로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조절률(DCR) 58.8%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항종양 활성을 유지했다. 특히, 이전에 PD-(L)1 억제제에 노출되었으나 재발 또는 불응했던 환자군에서 부분 관해(PR) 2건이 보고되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프로파일을 보였다. ABL503의 6주 간격 단독 요법에서 치료 관련 3등급 이상 부작용 발생률은 15%(3/20), 3등급 이상 간기능 수치 상승은 5%(1/20)로 나타났다. 또한, 치료 중 이상반응으로 인한 임상 중단 사례는 없었으며,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투여 간격 연장에도 불구하고 T세포의 면역 기억 능력 향상과 종양 미세환경 개선이 확인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ABL503 3mg/kg의 6주 간격 투여 용량이 향후 병용 요법 개발을 위한 후보 용량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앞으로 ABL503의 임상 전략을 병용 요법으로 확대하고 최적의 파트너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임상 및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중국, 호주, 한국 등에서 ABL301, ABL001, ABL111, ABL503, ABL105, ABL104, ABL103, ABL202 등 8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프로젝트을 진행하고 있다. ABL301은 사노피로 임상시험 스폰서 변경을 진행 중이며, ABL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노바브릿지와 공동 개발 중인 ABL111은 2025년 7월 ESMO GI에서 니볼루맙 및 화학치료제와의 삼중 병용 요법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1b상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ADC 등 다수의 비임상 파이프라인 연구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