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한독의 관계사인 레졸루트(Rezolute, Inc.)는 선천성 고인슐린증(HI)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치료제 RZ358(에르소데투그, Ersodetug)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sunRIZE 연구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sunRIZE 연구는 자가 혈당 측정을 통한 주간 평균 저혈당 사건 수 변화를 주요 평가 변수로 설정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RZ358 최고 용량(10 mg/kg) 투여군에서 저혈당 사건 수가 약 45% 감소하며 약효 가능성을 보였으나, 위약군에서도 기존 연구에서 예측한 것보다 높은 40%의 저혈당 이벤트 감소가 관찰되어 두 군 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또한, 연속혈당측정(CGM)을 통한 하루 평균 저혈당 상태 비율 변화를 평가한 핵심 2차 평가 변수에서도 10mg/k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35%의 저혈당 시간 개선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는 이르지 못했다. 연구는 격주 3회 투여 후 4주 간격 유지하는 방식으로 총 24주간 진행되었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목표 약물 농도가 달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RZ358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 소아 및 성인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명의 참가자에게서 심각한 과민반응으로 인한 조기 중단 사례가 발생했으나, 전체 프로그램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발생률은 생물의약품 또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다모증(hypertrichosis)이었으며,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증상으로 나타났다.

레졸루트 최고 의료 책임자인 브라이언 로버츠(Brian Roberts, M.D.)는 "이번 연구가 기대했던 혈당 관련 개선을 입증하지 못해 매우 아쉽지만, 일부 결과는 추가 분석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FDA와의 혁신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기반 협의를 통해 향후 개발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임상에 참여한 환자와 가족, 연구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현재 다수의 환자가 오픈 라벨 연장 연구에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졸루트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외에도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을 대상으로 하는 RZ358 3상 임상시험인 upLIFT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단일군, 공개 임상시험으로 2026년 하반기 톱라인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RZ358은 지난 5월,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으로 인한 저혈당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지정은 임상 데이터와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에 대한 기전적 작용 가능성, 그리고 확대 접근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을 통한 환자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희귀 및 대사 질환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벤처인 레졸루트의 한국 내 상용화 권리는 한독이 보유하고 있으며, 양사는 지속적으로 개발 단계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