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 과정에서 특허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바이오기업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의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적 변화를 단행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인투셀의 링커와 페이로드를 활용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프론트라인이 보유한 페이로드 권리를 확보해 두 업체 기술을 병용하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10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ADC 신약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으며, 내년 글로벌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적응증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DC는 항체, 독성 약물인 페이로드, 이를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개발 초기 인투셀의 링커 ‘오파스’와 페이로드 ‘넥사테칸’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넥사테칸이 특허 출원 상태인 가운데, 동일 화학구조의 페이로드에 대해 프론트라인이 선행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프론트라인과 협상을 진행했고, 10월 특정 적응증에 한해 해당 페이로드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현재는 인투셀의 링커 플랫폼 오파스를 유지하면서 페이로드는 프론트라인 기술을 적용해 ADC 선도물질을 완성한 상태다.

항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체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인투셀과는 링커 사용에 대한 본계약 체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일 파트너 의존도를 낮추고 ADC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월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ADC 후보 물질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프론트라인의 파이프라인 2종에 대한 공동 개발권과 함께, 페이로드 1건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공동 개발 대상 파이프라인인 ‘TJ108’은 토포이소머라제-1 억제제와 튜불린 억제제 기반 치료제로, EGFR과 HER3를 동시에 표적으로 한다. 양사는 선수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 지급 조건에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