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에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 무단 도용이 여전히 판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강한 제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의 한 사이트 배너에 무단으로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얼굴을 앞세워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가 띄워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문제가 된 업체는 ‘하아르’로, 블랙핑크 제니, 배우 김태리, 고현정 등 풍성한 머리숱으로 유명한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있는 광고를 클릭하면 곧장 하아르의 ‘단백질 샴푸’ 구매 사이트로 넘어가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당 연예인들이 제품과 관련이 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는 제품의 신뢰도와 직결돼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판매 확대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취재 결과, 해당 광고와 관련해 사진 속 연예인 소속사들과의 사전 협의나 계약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가 무단으로 도용된 이들 중 한 연예인 소속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런 광고가 나오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 역시 “‘하아르’라는 업체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광고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가 소속사 허락없이 연예인 이미지를 도용해 마치 자사 제품을 광고하는 것처럼 꾸민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무분별한 연예인 이미지 도용 광고는 ‘퍼블리시티권’ 침해라는 불법 행위로 현행 법률에서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유명인의 성명, 초상 등을 경제적 목적으로 무단 사용할 경우 권리자가 법원에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행정 조사를 통해 시정 권고 또는 명령 등의 구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있다.

관련해 하아르 측에 공식 입장을 요구한 결과, 업체는 “해당 광고는 의도하지 않게 노출된 것으로 판단해 구글에 신고를 접수한 상태”라며 “광고가 실제로 당사에서 제작된 것인지, 제작됐다면 내부 점검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다소 무책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았다.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초상권을 침해하는 광고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적법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스타 등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를 사용해 광고를 하면 소비자들은 의심하지 않고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서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가 불법으로 도용된 광고들이 곳곳에 노출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연예인은 물론 소속사에서 그냥 넘길 것이 아니라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행정 조치를 위해 신고를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광고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소속사는 물론 담당 기관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강화된 제재가 있어야만 더 이상의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용광고 문제가 발생한 경우, 책임소재는 명백히 업체에 있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책임을 회피할 경우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때, 어떤 방식으로 보상하거나 대응할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해당 연예인과 소속사는 물론 소비자까지 확산될 수 있어, 무단 광고에 대한 엄격힌 제재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