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를 기본 적용하고 있다고 국회에 해명했으나, 실제로는 홈페이지 내 개인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아이뉴스 조사에 따르면 쿠팡 로그인 후 개인 페이지에서는 이용자의 이름, 휴대전화 번호, 상세 주소 등이 비식별화 없이 평문으로 표시됐다. 이는 쿠팡이 국회에 제출한 답변과 현장 상황이 일치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비식별화는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핵심 보호 장치로, 이름이나 전화번호 일부를 가려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김장겸 의원실은 쿠팡에 주문 및 배송지 등 고객 정보가 조회되는 모든 경로에서 비식별화가 적용되는지 자료를 요청했다.

쿠팡은 “기본적으로 비식별화를 적용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나 구체적인 증빙 자료 제출은 거부했다.

반면 동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11번가는 개인정보 보호에 더 엄격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11번가는 개인 페이지에서 전화번호와 주소를 *로 마스킹 처리하며, 전체 정보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 절차를 거치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차이는 업계 내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수준의 편차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비식별화 조치가 시스템 오류나 보안 설정 실패 시 개인정보 노출 범위를 제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쿠팡 고객 계정 정보 유출 사고에서는 총 3,370만 건의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 및 전화번호 등이 외부로 유출됐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