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쿠팡이 다수 납품업체에 제품 포장 방식을 변경하라는 요구를 지속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제품 파손과 변형에 따른 반품률 증가를 근거로 내세웠으나, 업계에서는 쿠팡이 무료 반품 정책과 자체 물류 시스템의 한계를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식음료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포장 완충재 보강이나 이중 포장 도입을 권고했다.

일부 기업은 이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하며 포장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자체 물류 및 포장 시스템 개선 의사는 사실상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유사한 포장 문제 제기가 드물다는 점에서, 쿠팡의 요구는 납품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제조사들은 쿠팡 매출 의존도가 높아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포장 단가 상승과 추가 공정 비용이 납품업체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의 물류 시스템 역시 문제로 꼽힌다. 식음료 제품은 종이 박스 또는 쿠팡 자체 제작 ‘프레시백’에 담겨 배송된다.

종이 박스는 완충 기능이 부족하며, 프레시백은 보냉 목적이라 충격 완화 효과는 미미하다.

납품업체들은 빠른 배송을 내세우는 쿠팡의 물류 과정에서 제품 취급 부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쿠팡의 무료 반품 정책이 반품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품 하자가 크지 않아도 소비자가 손쉽게 반품할 수 있는 구조가 반품 건수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무료 반품 정책으로 유료 회원을 확대하며 수혜를 본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쿠팡 측은 패키징 개선 요구가 실무진 차원의 건의였으며 특정 방식 강요나 비용 전가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물류 시스템 개선 책임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며,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이용해 추가 포장 비용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