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유럽 제품명: 온토즈리·Ontozry, 성분명: 세노바메이트·cenobamate)가 전 세계 주요국에서 수요 급증에 공급난을 겪고 있다.

먼저 캐나다 보건부는 올해 9월 19일(현지 시간) 캐나다에서 ‘엑스코프리’ 25mg의 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 부족을 공시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당초 물량 부족 사태가 올해 11월 30일까지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의약품 수급이 원활해진 시점은 그로부터 5일 뒤인 12월 5일이었다.

사정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 12월 1일(현지 시간), 12.5mg과 25mg의 병행수입(PI) 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MHRA의 병행수입은 보유 업체 측이 지정한 공식 유통사가 아니더라도 비공식 유통사가 제3국(주로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 중인 의약품을 수입하여 영국 내 공급을 허용하는 제도다.

병행수입 제도는 민간 업체들의 경쟁을 촉진하여 의약품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기도 하지만,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의약품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MHRA가 ‘엑스코프리’의 병행수입을 승인한 것은 영국 내 유통난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엑스코프리’가 주요 국가에서 공급난을 겪는 이유는 최근 증상 조절이 어려운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12월 발표된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 대상 ‘엑스코프리’에 대한 후향적 관찰분석 연구 결과, ‘엑스코프리’ 투약 이후 경련 증상이 절반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55%에 달한 바 있다.

‘엑스코프리’는 신경 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나트륨 채널과 신경을 억제하는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기전이다. 뇌의 전기적 활성을 저해하여 경련 증상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약물은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받은 바 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이 약물은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 없이 직접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실시해 FDA의 허가를 받은 첫 신약이기도 하다.

국내의 경우, 뒤늦게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11월 3일 ‘엑스코프리’를 허가했다. 국산 신약이지만, 미국에 비해 무려 6년이나 늦게 자국 승인을 받은 셈이다. 국내 판권은 동아에스티(동아ST)가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