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쿠팡에 대한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와 특별검사팀의 강제수사가 잇따라 진행되며 쿠팡을 둘러싼 사법·행정적 압박이 전면화되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국회는 연석청문회를 예고하며 쿠팡을 둘러싼 조사·수사 국면이 한층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한국 본사와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조사관 150여명을 투입해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이 주도했으며, 국외 거래를 담당하는 국제거래조사국도 함께 투입돼 미국 본사인 쿠팡Inc 간 이익 이전 과정에서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쿠팡 한국 법인의 100% 물류 자회사로, 물류·창고·배송 구조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이곳 거래 내역을 통해 쿠팡의 실질 수익과 비용 구조 전반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세청의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쿠팡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쿠팡을 주시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분쟁 조정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겠다”며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소비자 정보 도용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 사업자는 피해 회복 조치를 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최대 1년 이내의 영업정지를 부과할 수 있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TF를 구성해 쿠팡 관련 수사와 조사, 대책 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상설특검도 쿠팡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안권섭 특별검사팀은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퇴직 금품 지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쿠팡은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변경해 근로자의 퇴직금 성격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쿠팡은 퇴직 금품 지급 요건을 변경하면서 근무 기간 중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하루라도 포함될 경우,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하는 이른바 ‘퇴직금 리셋 규정’을 적용했다.

이 시기 작성된 내부 문건에는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칙 변경 취지와 함께 이의 제기에 대해 개별 대응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지난 1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특검은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한 뒤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국회도 쿠팡을 향한 압박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5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청문회를 30~31일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고발과 국정조사, 동행명령장 발부 등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노동 문제, 세무 조사와 형사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쿠팡은 정부와 국회, 사법기관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