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광동제약이 올해 초 전체 발행 주식의 25.1%에 달하던 자기주식 보유 비중을 1% 미만으로 크게 줄였다. 회사는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맞교환과 매각, 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자기주식 664만5406주를 약 397억원에 처분했다.

거래 상대방은 휴메딕스, 대웅, 동원시스템즈로 각각 232만9567주, 230만9151주, 200만6688주를 인수했다.

광동제약은 동시에 휴메딕스와 대웅 주식을 각각 33만6900주, 58만1420주 취득하며 지분 맞교환 형태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기주식 262만1043주는 내년 1월 소각할 계획이다. 이로써 잔여 자기주식은 전체 주식 수의 약 1% 미만인 13만8834주로 줄어든다.

올해 초 광동제약은 금비, 삼화왕관, 삼양패키징에 약 2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해 보유 비중을 이미 17.9%까지 낮춘 바 있다. 이번 조치로 회사는 자기주식 대부분을 정리하는 셈이다.

같은 날 휴온스그룹 계열사인 휴메딕스도 전체 주식 수의 8.2%에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줄였다. 휴메딕스는 광동제약에 일부 주식을 넘기고, 엘앤씨바이오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도 처분해 보유 비중을 약 1.2%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이처럼 제약업계 전반에서 자사주 비중 축소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제약품과 일동홀딩스, 환인제약과 동국·경동제약·진양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도 맞교환 형태의 자기주식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제도 개편과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계속 보유할지, 소각해 주주환원에 집중할지, 혹은 협력 관계 구축 수단으로 활용할지 결정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약사들은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공동 마케팅, 유통·영업 협업, 신제품 론칭 및 생산 위탁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와 기업 가치 제고 기조가 맞물리면서, 광동제약 사례처럼 자사주 매각과 소각, 지분 맞교환을 병행하는 구조 재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단순 처분이 아닌 전략적 맞교환 방식이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