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산업재해 은폐 시도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김 의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등 중대한 법률 위반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3일 노조 측에 따르면 2020년 10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장덕준 씨의 사망은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이며, 이는 단순한 개인 비극이 아닌 쿠팡의 지속적인 야간노동과 장시간·고강도 노동이 초래한 사회적 참사라고 전했다.

노조 측은 "쿠팡과 김범석 의장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고 증거를 은폐하려는 조직적 시도를 벌였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장이 고인의 업무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중 회사에 유리한 부분만 선별하도록 지시했으며, "열심히 일한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발언을 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쿠팡은 산재 은폐를 위한 내부 매뉴얼을 제작하며 조직적으로 대응했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또한 노조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보건 조치 의무 위반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앞서 시민단체 활빈단도 김범석 의장을 중대재해처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이번 고발은 노동자의 생명을 비용으로 취급하고 죽음마저 관리 대상으로 삼는 기업 행태에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노조 측은 "기업의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