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한스바이오메드가 유럽과 동남아에 설립한 해외 법인들을 연이어 정리하며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스바이오메드가 최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영국 법인(Hansbiomed Europe Ltd)과 아일랜드 법인(Hansbiomed Ireland Ltd)에 대해 청산을 결정하고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두 법인 투자금액은 각각 영국 3억1600만원, 아일랜드 2억8260만원이다.

이와 함께 유럽 법인 외에 태국 현지 법인인 ‘Hansbiomed Thailand Co Ltd’도 청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법인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청산을 결정했으며,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법인에 투입된 투자금액은 약 5억7800만원 규모다.

한스바이오메드가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최근 수익성 악화 속에서 해외 법인 정리가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한스바이오메드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적자인 상황이다.

한스바이오메드는 27기(2024년 10월 1일~2025년 9월 30일) 연결 기준 매출액 8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11억원) 대비 86억원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58억원으로 집계됐다. 26기에는 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확대됐다. 27기 당기순손실은 320억원으로, 전년(77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약 242억원 늘었다.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7기 연결 기준 판매비와관리비는 774억원으로, 전년(511억원) 대비 26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382억원으로, 26기(293억원) 대비 88억원 늘었다.

해외 법인별 실적을 보면, 청산 절차에 들어간 영국 법인은 약 4억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 아일랜드 법인 역시 약 4억원의 손실을 냈다. 반면 태국 법인은 6억5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해외 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회사는 벨라젤 집단소송 1심 패소 판결 이후 법원에 항소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지난 11월 25일 벨라젤 이식자 536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회사가 벨라젤 인공유방을 사용한 원고 5365명, 각 1인에게 40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총 청구액 약 200억원 규모로 국내 의료기기 집단소송 가운데서도 큰 규모이다.

업계는 한스바이오메드의 수익성 악화와 소송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해외 사업 정리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