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보건복지부가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와 치료 실시 촉진을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개선한다. 앞으로 난치질환 기준이 구체화되고 중·저위험 임상연구에 대한 비임상시험자료 제출 부담이 완화되면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와 치료 실시가 한층 빨라지게 된다.

복지부는 지난 10월 16일 개최된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의 첨단재생의료 분야 후속조치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및 치료 실시 촉진을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정책위원회에 보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난치질환 기준을 구체화해 연구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올해 2월 중대·희귀·난치 질환을 대상으로 한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도입됐으나, 중대·희귀질환과 달리 난치질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치료 가능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복지부는 질환명 나열 방식은 지양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아울러 기존 심의위원회 상정 사례와 해석 예시를 함께 제시해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 심의안내 및 작성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으며, 해당 가이드라인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중·저위험 임상연구에 대한 비임상시험자료 제출 부담도 완화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연구임에도 고위험 연구 수준의 비임상시험자료 제출이 요구돼 연구자 부담이 컸다는 지적이 있었다.

복지부는 연구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중·저위험 연구의 경우 비임상시험자료 제출 범위를 원칙적으로 완화하고, 줄기·면역·체세포 등 세포 유형에 따라 불필요한 자료는 제외하도록 했다. 또한 비임상시험자료를 기존 연구문헌으로 대체하거나, 시험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한 경우에는 제출을 생략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개정된 ‘첨단재생의료 연구계획 심의안내 및 작성 가이드라인’ 역시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해외 임상자료 활용을 확대해 치료 실시를 촉진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내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후에만 첨단재생의료 치료로 연계할 수 있어, 다수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국내 임상연구뿐 아니라 해외 임상시험·연구 결과가 충분한 경우 이를 기반으로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 심의가 가능하도록, 2025년 시행 중인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를 2026년부터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의료기관과 세포처리시설은 2026년 2월 중 공모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환자 수요를 반영한 정부 주도 임상연구도 추진된다. 일본 등 해외 원정치료 등 미충족 의료수요가 존재함에도, 국내에서는 올해 2월 치료제도 도입 이후에도 관련 수요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퇴행성 관절염과 만성통증 등 해외 원정치료 수요가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자가 줄기·면역세포 배양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다기관 임상연구를 2026년 3월 공모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6년에는 심의 인력 확충과 전문위원 자원 확대 등을 통해 임상연구 및 치료계획 심의의 전문성과 편의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첨단재생의료는 사람의 신체 구조와 기능을 재생·회복해 근원적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중대·희귀·난치 질환에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이번 규제 개선을 통해 임상연구를 활성화하고 치료 실시를 앞당겨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