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신세계그룹 본사와 협력사 직원 등 약 8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신세계 측이 피해 기업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보 유출 경로부터 늑장 대응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유출 사태를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신세계 정보기술(IT) 계열사 신세계I&C에 따르면, 신세계 측은 최근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고 이에 따라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피해자 신분으로서 협조할 부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피해자로서 경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 측은 자사 및 협력사 직원들이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라는 설명만 내놓고 있다.

이번 유출이 악성코드 감염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내부 소행인지 외부 해킹인지 여부나 구체적인 유출 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응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지난 24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처음 인지했으나, 이틀이 지난 26일 오후에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고 인지 이후 대응이 지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출 공지 시점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대외적으로 이번 유출을 공지한 시점은 금요일 오후 6시 이후로, 곧바로 확인이 쉽지 않은 취약 시간대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출 사태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늑장 신고나 축소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24일 오후였으며, 유출 여부를 확인한 직후부터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고가 어렵다고 판단해 25일에는 현황 파악과 조치를 우선했고, 이후 26일에 KISA에 신고를 진행한 것일뿐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보가 유출된 본사 직원과 협력사 직원의 구성과 비율에 대해서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관계 기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I&C는 지난 26일 배포한 공지문을 통해 “신세계그룹 내부 인트라넷 시스템에서 임직원 및 일부 협력사 직원의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유출 대상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그룹 계열사 임직원이 대부분으로, 신세계I&C의 아웃소싱 협력업체 직원들도 포함됐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정보는 8만여명의 사번과 이중 일부의 이름, 소속부서, IP주소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신세계 측은 “신세계 계열사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