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 CSL은 성인 중증·중등도 혈우병 B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연구 HOPE-B의 5년 장기 추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게재되었으며,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회에서 공개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단회 유전자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 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는 장기적으로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였다. 헴제닉스는 현재 시판되는 유일한 성인 혈우병 B 유전자 치료제로, 아데노관련바이러스 5형(AAV5) 중화항체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투여 가능하다.

미시간대학교의 스티븐 파이프(Steven Pipe) 박사는 "HOPE-B 연구의 5년 추적 결과는 혈우병 유전자 치료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헴제닉스가 성인 혈우병 B 환자의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여주는 명확한 장기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빈번한 예방치료에 의존해 온 환자들이 단 한 번의 치료로 지속적인 출혈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일상생활의 자유를 확대하고 치료 부담을 덜어주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HOPE-B 임상연구는 총 54명의 중증 또는 중등도 혈우병 B 성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오픈라벨, 단일 용량, 단일군 설계의 3상 연구다. 이들 환자에게 헴제닉스 단일 용량이 투여되었으며, 54명 중 50명이 5년간의 추적 관찰을 완료했다.

연구 결과, 모든 출혈에 대한 연간 출혈률(ABR)은 치료 전 4.16에서 치료 5년차에 0.40으로 약 90% 감소했다. 관절 출혈은 93%, 자연발생성 출혈은 94% 감소하는 등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치료 후 1년차부터 5년차까지 평균 제9인자 활성 수준이 36%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환자의 94%는 일회성 유전자 치료 후에도 기존의 예방요법을 재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지나도 일관되게 유지되었으며, 치료 후 30개월 시점에서 단 한 명의 참가자만이 예방치료를 재개했다.

헴제닉스 치료와 관련하여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보고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총 100건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이 발생했으나 대부분 치료 후 첫 4개월 내에 나타났고, 4~5년차에는 단 5건만이 보고되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간 효소 수치(ALT) 증가였으며, 9명(16.7%)의 참가자가 평균 81.4일간 반응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다.

CSL의 데보라 롱(Deborah Long) 박사는 "헴제닉스가 혈우병 B 성인 환자를 위한 일회성 치료 옵션으로서 지속적인 효과를 입증한 HOPE-B 연구의 5년 결과를 공유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과는 헴제닉스가 출혈 횟수를 줄이고 정기적인 치료 부담에서 해방시키는 데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유전자 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접근성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