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고용노동부가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착수를 예고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해당 사고가 산업재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신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에 참석한 사망 노동자의 유족은 장례식에 쿠팡 직원의 방문이 없었으며, 현재까지도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대해 쿠팡 임시대표는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으나, 산재 인정 및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장관은 쿠팡의 물량 중심 구조가 고용 불안을 야기하고 이를 악용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며, 산재 처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쿠팡이 다수의 업무상 질병 산재 소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회사의 산재 요율 산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쿠팡이 소를 제기해 얻을 이익이 없다"라며 "무리한 소송이며 산재보험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청문회에서는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중대재해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는 CCTV를 통해 사망 노동자의 동선을 파악하라는 지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김 장관은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대재해 원인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하며, 노동부가 조사할 수 있는 현장을 훼손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재해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710건의 재해 중 구급차 이송 건은 359건에 불과하며 나머지 351건은 산재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 내부 문서에 사고 발생 시 관리자에게 먼저 보고하고 구급차가 아닌 관리자 차량을 이용하도록 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산재 처리를 독려하고 있다고 반박했으나, 김 장관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며 미신청 건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특별근로감독과 전수조사를 시사했다.

이와 더불어 쿠팡이 노동조합 결성을 회피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했다는 의혹과 인사제도 운영상의 위법 소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장관은 쿠팡의 세 가지 상이한 고용 형태를 지적하며, 노동자를 혐오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표했다.

또한, 인사관리제도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과도한 과제를 부여하고 퇴사를 압박하는 듯한 운영 방식에 대해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법 위배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