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성관계를 갖지 않을 때 몸에 나타나는 변화
등록: 2026.09.11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성인이 된 이후 규칙적인 성생활은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적 안정, 심혈관 건강, 면역 기능 등에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장기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을 때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관련 연구들을 보면 성생활이 뜸한 남성은 발기부전 발생률이 높았고, 사정 빈도가 낮은 남성에서는 전립선암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여성은 성생활이 적을수록 질 위축이 더 많이 관찰됐다. 특히 성관계가 지나치게 적을 경우 면역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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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관계는 생리적 현상일 뿐 아니라, 인체 건강에도 여러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 생성이미지]
성관계 뜸한 남성, 발기부전 발생률 2배 이상 높아
성생활이 아예 없거나 매우 적었을 때 남성에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는 발기기능 저하다.
핀란드 탐페레대학병원 연구진은 연구 시작 당시 발기부전이 없었던 55~75세 남성 989명을 5년간 추적해 성교 빈도와 발기부전 발생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한 번 미만 성관계를 가진 남성의 중등도 이상 발기부전 발생률은 1000인년당(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79건으로, 일주일에 한 번 성관계를 가진 남성의 33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고혈압과 심장질환, 당뇨병, 우울증 등 발기부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발기부전 발생률은 2.2배 높았다.
연구진은 규칙적인 발기가 음경 조직으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해 발기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 적은 남성, 전립선암 위험 더 높아
남성의 사정 빈도는 전립선 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보건의료인 추적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참여한 남성 3만 1925명을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추적해 사정 빈도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20대와 40대 당시 사정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40~49세 때 한 달에 21회 이상 사정한 남성은 한 달에 4~7회 사정한 남성보다 이후 전립선암 진단 위험이 22% 낮았다. 같은 기준으로 20대 때 한 달 21회 이상 사정한 남성도 위험이 19% 낮았다.
추적기간 동안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남성은 3839명(12%)이었다.
연구에서 사정 횟수는 성관계뿐 아니라 자위와 수면 중 사정을 모두 포함했다. 따라서 이 결과는 성관계 횟수보다는 일정한 사정 활동이 전립선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성관계 주 1~2회, 면역항체 수치 약 30% 높아
규칙적인 성생활은 면역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윌크스대 연구진은 대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빈도를 조사하고 타액 속 면역글로불린A(immunoglobulin A, IgA) 농도를 측정했다.
IgA는 입과 코, 호흡기와 소화기관 등의 점막에 존재하면서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막는 데 관여하는 항체로, 점막 면역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어체계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1~2회 성관계를 가진 사람의 IgA 농도는 성관계를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는 사람보다 약 30% 높았다.
연구진은 △성관계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 △일주일에 한 번 미만, △일주일에 1~2회, △일주일에 3회 이상 등 네 집단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 가운데 일주일에 1~2회 성관계를 가진 집단에서 IgA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폐경 여성, 성생활 적으면 질 위축 더 많아
여성에서는 폐경 이후 성생활과 질 건강의 관계가 두드러졌다.
미국 뉴저지 의·치과대학-럿거스 의대 연구팀은 평균 연령 57세의 폐경 여성 52명을 성생활이 활발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나눠 질 위축 정도를 비교했다.
성생활이 활발한 집단은 한 달에 3회 이상 성관계를 가진 여성, 성생활이 적은 집단은 1년에 10회 미만 성관계를 가진 여성이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질과 외음부의 여러 상태를 평가한 결과, 한 달에 3회 이상 성관계를 가진 여성은 1년에 10회 미만인 여성보다 질 위축이 적었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골반과 질 주변의 혈류를 늘리고 질 조직의 탄력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캐나다 산부인과학회의 질 위축 관리 지침도 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규칙적인 성생활을 권고하고 있다.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벽이 얇아지고 수분과 탄력이 줄면서 질 건조, 화끈거림, 성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성생활이 장기간 줄면 질 조직에 가해지는 물리적 자극과 혈류 증가도 함께 줄어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성생활 없는 사람, 스트레스 받을 때 신체 반응도 달라
성관계 여부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에도 차이가 있었다.
스코틀랜드 페이즐리대 연구진은 여성 24명과 남성 22명에게 2주 동안 성생활을 기록하도록 한 뒤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와 암산 등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최근 질성교를 한 사람과 자위 등 다른 성행위만 한 사람, 성행위가 없었던 사람 등으로 나눠 혈압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최근 질성교를 한 사람은 다른 형태의 성행위만 했거나 성행위가 없었던 사람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압 상승폭이 더 낮았다.
성생활과 스트레스의 관계는 일상생활에서도 확인됐다. 독일 연구진이 여성 103명을 3개월 동안 관찰한 연구에서는 일상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성행위 빈도와 성적 만족도, 관계 만족도가 모두 낮아졌다.
성생활과 신체 건강은 밀접한 관계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장기간 성생활이 줄어들었을 때 나타나는 변화는 남녀가 다소 다르다.
남성에서는 발기부전과 전립선 건강의 연관성이 확인됐고, 폐경 여성에서는 성생활 빈도가 낮은 집단에서 질 위축이 더 많이 나타났다. 성별과 관계없이 성생활 빈도에 따라 면역항체와 스트레스 반응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그렇다고 건강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성관계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마다 대상과 측정 방법이 다르고 개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성생활이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다만 평소와 달리 성욕이 크게 감소하거나 발기가 잘 되지 않고, 여성에게 질 건조나 성교통이 새롭게 나타난다면 몸의 다른 변화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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